산다는 것은.

이상한일 웃긴일

Olivia Ha 2013. 6. 20. 21:41

'내면이 무너지는 일이 아닌 이상에야,'(사실 뭐 이게 포인트일지는 몰라도) 얼척이 없는 일을 겪었다해도 거의 말짱하다. 누군가는 울었을지도 모르는 일들이나 광분해서 욕을 한 바가지 쏟아버렸을지도 모르는 일들에 꽤나 덤덤하 게 지나왔던 적이 많았고, 뭐 크지 않은 거라고 해도 허허허허 태평하게 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날 자주 의아해했다. 꼭 화나거나 슬프지 않은 일이라고 해도 엉뚱한 일들도 많이 해왔다. 

하루에 노트북을 두 번이나 잃어버리거나, 축구 응원에 정신이 팔려 내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한 일, 
이제는 한 5개월쯤이 되어버린 일년의 겨울 중 장갑을 다섯 켤레 잃어버리는 일. 그리고 잃어버린지 다섯켤레 째되는 장갑은 한 짝만 있어서 혹시 몰라 버리지 않고 놔뒀더니 다음 해에 새로 산 장갑을 또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그게 마침 그 둘이 새로운 한 쌍으로 태어나 한 겨울을 날 수 있었던 일 그렇지만 미묘한 검정색같은 남색과 검정색의 쌍이라 늘 손을 책상 밑이나 주머니에 넣어다니곤 했던 일. 
한달 새에 카드를 네 번 잃어버린일.

너무 많이 잃어버려서 멍충이 취급 당한 건 뭐 셀 수도 없다..

안마지팡이로 지하철에서 앉아서 안마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할머니가 날 스쳐지나가시다가 다시 오더니, 어머 그거 나도 있는데 하면서 엄청 해맑게 웃고 가셨는데 내 기분이 좀 ... 진 것 같았던 .. 그런 일
보통 횡단보도를 한 세개쯤 이어붙인 것처럼 긴 횡단보도에서 넘어져 가방에 소지품을 다 쏟아버린 일. 
하루에 얼굴에서 뭐가 보인다며 붙잡는 사람들을 건대,강남,집 앞에서 세 번이나 만났고 마지막엔 차가운 맞바람을 맞으며 삼십분 째 듣다가 내가 그렇게 쉬운사람인 것 처럼 보이나며 서울 이상하다고 울면서 귀가한 일,
밤 12시에 운동하고 집에 들어가다가 CD를 한 백개쯤 붙인 것 같은 반짝임을 내뿜는 스포츠카를 세운 남자한테 계좌이체 부탁받고 스마트폰 뱅킹 또 된다면서 돈 부쳐줬다가 집까지 따라올 뻔 해서 식겁한 일, 
또 집이 코앞인 지점에서 어떤 남자가 수줍은 채 달려와 쪽지를 주고 앞에 있던 차로 달려가 타던데 쪽지 내용이 집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한 일(처음에는 날 며칠 감시했던건가 !!! 했는데 20걸음 앞이 집인 나에게 집 데려다준다는 글에 코웃음치고 넘어갔음)
배구보다가 흥분해서 러닝머신에서 떨어진 일
지하철에서 앉아서 책 읽고 있는데 옆에서 졸던 아저씨가 나한테 머리 박은 일

좀 이상한 거 같긴 한데 가끔 생각한다.
이런 것들보다 더 말못할 창피한 일이나 심한 일 겪어도 요런 일들 그 엠티가면 하는 게임 중에 나 이런거 해봤다 하는 거 있는데 
거기에서 써먹으면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뿌듯해한 적도 있다..
다는 아니지만 가끔은 그렇게 극복이나 위로.. 했던 것 같다..

써야 될 글은 따로 있는데 머리가 복잡하니 이렇게 좀 털어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