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년만에 만난 내 친구.
가츠라에서가 마지막이었고 스패뉴에서 우리는 재회했다.
소중한 고등학교 추억에 이 친구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고1이고 그 앤 고2고 그 때부터 시작한 신발장 편지.
나보다 한 학년이 높은 관계로 학교에 일찍오는 그 애는 아침에 편지를, 그리고 나보다 일찍 집에 가던
그 애의 신발장에 내가 편지를.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다 흐려졌지만 그 때 우리는 힘든시기를 서로 토닥이며
잘 견뎌내왔었다.
밤새 통화하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 힘내라는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사이였다.
그런 친구가 대학에 오면서 변한 거 같았고 점점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길래 끝이구나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그 끈이 쉽게 놓아지지 않았고
조금씩 세월이 흐르면서 좀 더 너그러워지고 무르익어가는 과정 속에서 어른들이 되어
더 편해지고 조금은 공감가는 이야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냥 예전의 나를 또 기억해주는 친구를 언제고 만나 곱씹고 기댈 수 있다는 사실로 감사한 하루였다.
교수님을 도우러 내방에 다녀왔다.
교수님과의 인연이 이렇게 계속 이어질 줄은 몰랐지만
나도, 그리고 교수님도 서로를 신뢰하고 감사하면서 부탁도 하고 밥도 먹고 조언도 해주고
걱정도 해줄 수 있어서 좋다.
나를 너무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새삼 감사했다.
실망시키지 않게 잘 잘 살아야겠다.
컨벤션이라는 작은 분야로 나를 밀어넣지 말고 폭넓게.
대학원으로 가면 되는 법안이 통과되었는지 알아보고.
...
오늘도 정훈이 얼굴이 자꾸 생각났다..ㅡ_ㅡ
나 이러다 정말 좋아하는 거 아닌가 싶다;
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남자친구가 보는 게 거슬려서 아무것도 못하겠다.
사랑은 하는데
자유롭고 싶다.
너무나 간절하고 고마운 오빠의 마음을 아는데
그 자리를 안전하고 얌전하게 지키고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금껏 내가 살아온 방식과 다른 삶을 살아보고도 싶다.
밤새 놀아보고도 싶고
낮에는 정말로 착실히 하다가 밤되면 춤추고 노래들으며 놀고 싶기도 하고
화장도 더 진하고 더 빨갛게 하고 싶기도 하고
사춘기인가보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낼 스터디 생각에 글을 쓰면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당ㅜ 에휴
쉬고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