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받으면 자기 반성을 하는 버릇이 있다.
아프다가 아프다가 심장을 부여잡고 울다가 결국, 내 탓이었노라 하고 마음을 쓸어내린다.
반복적인 반성이 응당 더 나은 성질의 여자로 만들어 준 건 아니었다.
그냥 날 미워하는 가짓 수가 늘어나는 일이 되어버린 적도 많았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그렇다.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만 할수가 없게 된다.
내가 그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나를 너무도 잘 아는 사람들이 점점 소중해지기 때문에.
나는 이번만큼은 나를 절벽에 밀어두지 않으려 한다.
일전에 김제동이 학교에 와서 말해준 것처럼, 두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고 토닥였다.
너는 괜찮은거라고. 네 선택이 결국은 너를 위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니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열살 생일 때 엄마가 써 준 편지에는,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네 자신이라는 글이 있었다.
부족한 점을 꼽다가 손가락 발가락이 모자라더라도,
나만큼은 나를 용서하고 이해하자.
그게 자기 합리화가 되지 않는 선안에서는.
내가 가장 소중하니까.
나의 존재감을 나로부터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