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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느낌을 남긴다.

by Olivia Ha 2013. 10. 22.



헬카페에 볕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멍하니 응시한다.

저 어디 구석에는 영어공부를 하는 두 여자가 앉아 대화를 나눈다. 친구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누가 당신에 대해 무슨 긍정적인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든 don't take too personally. 라는 문장을 말한다. 생각은 하되, 너무 생각하지 말라며. 그 말에 귀기울이다가 배경음악이 귀에 들어온다. 키린지의 음악과 브로콜리너마저, 가을방학의 노래가 섞여 들린다. 그리고 손에서 핸드워시 냄새가 미미하게 났는데, 마치 2010년 겨울에 맡았던 그 연두색 니트에서 풍겨나오는 프랑스 향수의 냄새와 흡사에 흠칫 놀랐다. 그러면서 이 여유롭던 공기가 갑자기 흩어진다.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렇지만 추억만을 예쁘게 간직하는 능력을 가지기로 한다.

멀리보면서 여유를 가지기로 한다. 


어쨌든 그로 인해, 그리고 이중섭의 책을 읽으면서 다짐한다.

성숙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옹졸하고 졸렬하게 말고,

소중한 마음은 소중하게 지키면서.

순간의 내 이기심으로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그런 현명함으로 새롭게 뭔가를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