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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수는 덮으면 비리가 됩니다.

by Olivia Ha 2011. 12. 7.

이번 학기 북경대에서의 수업들도 점점 끝나간다. 이번학기 가장 열심히 들었던 수업중에 하나는 ‘Cases in Financial Accounting’ 이라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의 교수님은 PwC 에서 파트너까지 지냈던 Paul Gillis라는 사람으로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중국 관련된 케이스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수업의 마지막 케이스는 Molex라는 미국의 컨덕터 제조 회사의 2005년 케이스였다. 간단하게 케이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작은 회계상의 실수를 발견했던 CFO 가 이를 경영진 회의에 보고했으나, CEO가 이를 당시 회계법인이었던 딜로이트에게 공개하는 것을 거부, 그 후에 문제가 불궈져서 딜로이트는 CEO, CFO 를 해고하지 않는 이상 다시는 이 회사의 회계법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선언한 사건이었다. 결국은 이 회사는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 으로 바꾸었으나, PCAOB, 즉 미국의 회계감독위원회에서 이런 사례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면서 결국 CEO, CFO가 해결된 채로 Ernst & Young으로 회계법인만 바뀌게 된 경우이다.

그런데 이 케이스에서 재미있었던 점은 실제로 회계상의 실수가 그 금액이 매우 작았다는 점이다. 전체 매출에서는 0.1% 이하의 규모였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 문제를 발견한 것이 재무제표를 발표하기 직전이었으며, 이 상황에서 회계실수를 발표하면 실적발표에 영향이 있을 것을 두려워한 경영진이 이 내용을 일단은 감추기로 한 것이 가장 이슈가 되었다.

이 케이스가 주는 교훈은 ‘작은 실수’는 되도록이면 빨리, 그리고 솔직하게 공개할 때는 그냥 실수로 끝나지만, 그 실수를 덮으려고 할 때는 ‘비리’로 끝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Paul Gillis 교수는 마지막 수업에서 우리에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여러분이 커리어를 가면서 분명히 이러한 의사결정의 기로에 서게 될 날이 한번은 올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 실수를 빨리 다른 사람들과 상의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의논하면, 대부분은 잘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런 실수를 덮으려고 하면 당장은 괜찮을 수 있으나, 결국은 비리로 결론이 날 것입니다. 저는 오랜 커리어 경험에서 이런 작은 실수를 덮으려다가 비리가 되어서 커리어를 망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작은 실수는 덮으면 비리가 됩니다. 덮으려는 순간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되도록 값싼 실수를 빨리, 그리고 많이 하라’는 말이 있었다. 어렸을 때 실수를 많이 할 수록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위가 올라갈 수록 내가 한 실수가 결코 값싼 실수가 아니라 비싼 실수가 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어렸을 때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득이 크다는 것이다.

값싼 실수를 덮을 때에도 비리가 된다는 것이 계속 뇌리에 남는다. 대부분의 비리는 사실 빨리 그냥 솔직히 고백했으면 실수가 됐을텐데, 우리가 그것을 덮으면서 비리로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비리로 발전할까봐 무서워하는 실수들이 사실은 가벼운 실수라고 보일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어디까지가 치명적인 실수이고, 어디까지가 값싼 실수일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할때, 그 사람의 고백에 대해서 실수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비리로 받아들일지는 듣는 사람들의 몫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작은 실수이던지, 큰 실수이던지 결국은 덮는 순간 비리가 된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자. 덮지 말자. 우리 모두 사람이다.

출처: 미래 비즈니스 리더들의 생각의 리더십, MBA Blogger  http://mbablogg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