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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마인드 프리즘

by Olivia Ha 2012. 3. 24.

멸치 국물도 먹지 않을 만큼 철저한 채식주의자인 
젊은 처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녀는 채소를 싫어합니다. 
고기 먹는 일이 끔찍해서 멀리하는 거지 
채소를 좋아해서 채식주의자가 된 게 아니라는 거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합니다. 
채식주의자가 채소를 싫어한다? 
그럼 결국 속으론 고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네, 그럽니다. 

밝은 게 싫다고 했더니 ‘그럼 어둠을 좋아하는 거겠네’ 라고 
단정지으면, 갑갑합니다. 
밝음도 싫지만 어둠이 더 싫을 수도 있고 
캄캄한 어둠보다 오히려 어스름하게 밝은 곳을 
마음 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빛을 프리즘에 투과시키면 우리가 육안으로는 보지 못했던 
수많은 색깔이 나타나듯 우리의 마음 또한 그렇습니다. 
미처 보지 못했을 뿐 그 안에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대해 
흑(黑)이 아닌 걸 보니 백(白)이로군, 식으로 
넘겨 짚는 것은 폭력적인 동시에 아둔한 일입니다. 
그래서 마인드프리즘이 필요하지요. 
남의 마음뿐 아니라 내 마음에 대해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