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가 자기 인생을 재구성하듯이 나도 내 인생을 재구성하고 있지만, 진실이란 내가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재구성하는 인생의 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인생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들, 객관적이고 거대한 진실은 분명해 존재해요. 그런데 해석의 차원이 다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 진실을 다르게 보는 거죠.
진실이란 모순이 없는 세계예요.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요. 그런 차원에서 진실이 아름다운 거죠. 하지만 진실을 대면하면 우리는 누구든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나름대로 다 재구성을 했고, 그건 실제의 진실과는 다를 가망성이 많으니까요. 아마 누구든 과거로 돌아가서 실제로 벌어진 일을 목도하게 되면 자신은 스스로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니란 걸 알게 될 거예요.
김연수.
fact에 대해 다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세상만사 진실을 샅샅이 알아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건 용기와 책임의 문제인 것 같다. 진실을 다 보고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용기. 아니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책임감.
그러나 대개 그렇듯 내가 생각했던 것과 파헤쳐서 밝혀낸 그 fact가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산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