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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1인가구의 진화

by Olivia Ha 2013. 3. 20.

기존 생활 방식대로 사는 사람 눈에는 1인 가구 증가가 사회문제로 보일 수 있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생활양식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포유동물을 비롯한 동물 대부분이 평상시에는 혼자 살다가 짝짓기를 할 때만 함께 산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발언에 주목해보자


생명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무척 당연하다. 최초 인간도 혼자 살았을 개연성이 크다. 모여 살면 이점이 있지만 군집생활에 따른 관계문제, 질병전염위험에 따른 스트르ㅔ스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인 가구 증가한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혼자 사는 개인이 증가한다고 사회가 급격히 퇴보하거나 전진하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진화 과정일 수 있다. 


<주간동아, No.878> 



지난 토요일에는 '한 번 해도 될까요?' 라는 책을 읽고 열띠게 토론했었다.  

개방결혼, 개방 연애 그런 것들과 관련된 이야기들.

누군가는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을 저출산 문제와 결부시켜 매우 심각하게 이야기도 했고 

누군가는 새로운 세계의 형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남자들이 설 입지가 좁아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래서 임신도 혼자 가능한 세상이 오게 되면 정말 결혼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도 했다.

'개방'결혼이 가능하느냐에 대해서는 진화가 한차례 더 진행되어야 가능한 일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리는 웃었다.


무엇이 맞는지 혼란스러워서 한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기만 하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소유욕이 있는 한, 내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건 허용 못할 거 라고. 그렇지만 그런 문제는 '나의 시선으로 가져오면 또 달라진다고.
한 사람과 60년을 살면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걸 생각했을 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상식적으로 안된다고 하겠지만, 개개인의 문제로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그래도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문제가 되면 너무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 선뜻 그렇게 되리라고는 말을 못했다.

그 말대신, '결혼'이란 것이 지금은 둘이 기준이라면 넷이 기준이 되거나, 꼭 지금의 형태만이 온전한 가정/결혼이라는 상식은 무너져서 다양한 형태의 결혼이 세상에 보여질 수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