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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20130212

by Olivia Ha 2013. 2. 12.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과외소개사이트에서 전화가 왔고 그렇게 수학과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과외비를 비싸게 받지도 않았는데 많은 시간을 내게 쏟으셨다. 물론 과외라기보다 같이 뭔가 설계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구소 삘이 나는 수업이었다. 하루는 열시에 시작해서 새벽 서너시가 다 되어 끝난 적도 있었고, 새로 생긴좋은 카이스트급 대학에 데려가주셔서 같이 공부도 하고 밥도 먹으며 주말을 보내기도 했다. 

선생님은 수학 뿐 아니라 내 진로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해주었고 항상 날 보며 니 인생은 참 파란만장할 것 같다고 궁금하다고 말하셨다.

어쨌든 그 선생님과의 수업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충분했다. 선생님은 늘 답지에 써있는 식대로가 아니라 요런 저런 (문과생은 듣도보도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게 하셨고 그러니까 한 문제를 풀어도 여러방법으로 다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다.
그로 인해 나는 수학을 아주 잘하게된 건 아니었지만 수학이란 건 정해진 답이 있지만 그 길이 다양하기에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걸 알게 해주셨다. 어떤 때는 답지가 가소롭거나, 시시해 보일 때도 있었다.

문득 그 시절이 생각이 났다.
수학에는 답이 하나지만 그 답을 내는 길이 다양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답이 하나여도, 그 답에 도달하기 위한 길은 여러가지란 걸 왜 잊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또 생각했다.
사랑이 뭐냐고 물었을 때,
행복이 뭐냐고 물었을 때
답이 당연히 여러개이고 난 꼭 하나로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머리를 쥐어짜며 하나를 찾으려 애썼었는지. 

백지연이 그랬던가. 어디서 그랬는데,
세상에 100개의 성공이 있다면
그 성공한 방법 또한 100개가 있는 거라고. 

아니지, 하면서도
자꾸 '정답' 만을 찾고있는 나에게 쓰는 다짐. 
각자의 인생해답지는 각자가 써나가는 그것이겠지 !




선생님 보고싶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