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시리다. 마음이 더 시린 것 같다.
박지선을 닮았다는 말에 '모욕적'이었다는 민재와 쌍테로 살 쳐진 아이의 말에 상처받은 은영이는 그럴만했다. 나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겠지. 나는 평소에도 '오나미'닮았다는, 얼굴이 크다는, 다리가 짧다는, 다이어트좀 하라는, 모욕이라면 모욕을 숱하게 받아왔었다. 그게 나도 힘들었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고 애처럼 같이 대항해서 따졌다. 왜 나는 참았어야 하냐며..
마치 니가 이래서 그만두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아이들 앞에서 우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스스로 물러날 시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거기다가 회사모임으로 정신이 없는 남자친구까지 나의 비참함과 서러움에 한 몫해서 오는 길에 꺼이꺼이 울었다. 데미안에게 전화해서 긴통화로 어느정도 안정을 했지만 두시간여만에, 약간은 짜증이 섞인 너의 미안하다는 말이 나를 더 울린다. 그런 목소리로의 사과는 필요없다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너도 어쩔 수 없겠냐만은, 나도 지금 다 감당해야하는 게 억울하다.. 그래서 니 상황이 이랬으니까.. 그래 어쩔 수 없었겠지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냥 안하려고 안한 게 아니잖아. 나도 생각했다고. 하는 말은 지금 내게 들리지 않는다.
내게 필요한 것은 오직, 공감과 이해 뿐이다. 불편했겠지만, 신경쓰였겠지만. 부모님이 우신다, 그럴 때도 계속 그자리에서 자기소개나 하고 있었을까 술잔이나 부딪혔을까 하는 극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렇게 또 타이밍 문제를 거들먹거린다. 왜 하필 오늘 이 시간에 너는, 나는 이렇게 이런 상황에-
내일은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결국 내가 다 감당해야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해결되는 것들이다. 그걸 다 어떻게 한 번에 해 라는 말로 상황종료다. 나는 늘 서러운 것 같다. 어제도 오늘도 실은 생각이 들었다. 엠티가서는 정말 한 마디도 안했어? 속으로 묻고 싶었다.그리고는 그런 게 다 무슨상관이야 대화했으면 어쩔건데, 또 사람 답답하게 만들기밖에 더 해? 그만좀하자라며 나를 계속 달래왔었다.
모르겠다. 민재에겐 사과문자를 보냈고. 마음은 많이 시리다
결국 내게로 돌아오는 화살들, 내가 문제였다.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