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애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글쎄, 다시는 내게 오리라 믿지 않은 관계에 마음을 이렇게 열어버린 나는 어떤 마음인걸까.
아, 이건 진짜 마음이구나 라고 느낄 때마다 가슴 찌릿한 감동과 더불어 이름모를 불안감이 나를 감싸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왜 그런 마음인지,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파고들고 또 들어가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그 모든 걸 파헤쳐내어 '답'을 찾기 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 그리고 나를 향한 그 사람 마음의 힘에 기대보고 싶은 건 왜일까.
그 사람의 깊고 순수한 마음에 감동을 받거나, 투명하고 다정한 눈빛을 가만히 볼 때나, 퉁명스럽거나 투덜대는 내 한마디도 따뜻한 말투로 감싸주는 아량을 만나는 순간마다 이런 것을 내가 누려도 되는 것일까. 어떤 때에 나에겐 가당치 않은 것이라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 것도 같고 그런 순간이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을 것 같아서, 그런 순간이 올 거라면 그냥 애초에 그 긴 여정을 떠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뒷걸음질 치게 된다.
사랑이라는 게 가당찮은 걸까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