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작가 황경신,
도서관을 나서다가 청춘액션 플랜을 빌려보려고 간 서재에서 그 대신 '생각이 나서'라는 책을 집어든다. 사치가 될 거 같진 않아서.
BTB를 통해 접하던 PAPER의 그녀의 글들에 헉헉한터라 기대했는데 2페이지부터 헉 일기를 쓰게된다.
TURN
당신은 아름답고 훌륭하고 강건하며 가끔 미치도록 차갑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자꾸만 보이는 모습에 속고 만다. 따뜻할거야. 하고 손을 댔다가 앗, 차가워, 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일을 반복한다.그래서 달아나려고 하면 당신은 쓸쓸하게 웃으며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한다. 나는 머리로 생각하는 일을 그만두고 몸을 움직이는 것에 열중한다. 빨간색 플라멩코 슈즈를 고른 건, 당신에 대한 사소한 반항.
언제든지 이걸 신고 빙글빙글 돌며 당신 삶의 반대편으로 도망칠 수 있을거라는 희망.
당신, 알아? 두번의 턴 만으로도 의외로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것.
차가운 그에게서 놀라는 건 아니지만, 가끔 아쉬움을 느끼며, 서운함을 느끼며 아. 마음으로 생각하지말고 몸으로 다른 일을 하자. 다짐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격히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