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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2012 정리

by Olivia Ha 2012. 12. 21.

어제 먹은 빠에야가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만들어 볼려고 열심히 검색을 했다. 아직 만들지도 않았는데 그냥 행복했다

대만 친구에게 동화책을 선물했는데 카톡 프로필에 등록해 놓은 걸 보니 감동이었다.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는 과외 학생분이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준다고 조심스레 말해주었다. 공손하게 거절했지만 나를, 아끼는 사람에게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주신 게 너무 감사해서 입이 찢어질 뻔 했다.생각해보면 일년내내 한 번도 나태하지 않으셨고 열심히 수업에 임해주셨고 시간 약속이나 회비 문제로도 전혀 얽히지 않으며 즐겁고 편안하게 수업할 수 있었는데 언제나 그 점이 고맙다

연말에 함께 할+하고 싶은 사람들이 작년보다 많아졌다. 언제나 옹졸해지거나 의기소침해질 때 그리고 방황할 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다시 달리게 해준 건 8할이 사람들이었다. 북적이는 건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사람들과 함께할 때 난 더 생기있었던 것 같다.

며칠 전, 한 때는 경쟁 상대이기도 했던 아는 동생이 문득 요즘 부쩍 내 생각이 나서 나를 위해 기도한다고, 그 분이 언니를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 날은 내가 대학의 진짜 마지막 시험을 바보같이 놓쳐서 텅빈 도서관에서 새벽까지 혼자 공부하고 있던 때였는데 눈물이 났다. 그런 예쁜 마음이 향하는 대상 중 하나로 있게 해준 것이 고마웠다.

나 혼자였으면 만나지 못했을, 생각지 못했을, 가보지 못했을 세상의 많은 면들을 경험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 내 일상의 그림에 함께 놓여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소중하다.

연말이 되면 다들 그렇듯 오랜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25년 인생 중에 반 이상을 한 친구들의 소중함을 새삼 요즘 느낀다. 모든 주제를 이야기해도 웃고 울면서 같은 눈 높이로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그런 친구들은 또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도 하고 나의 과거를 추억하게 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연말마다 누구나 생각하는 뻔한 이야기지만 뻔한 것이 내게 제일 큰 위안을 준다. 힐링타임 끗. 이제 멘붕에서 벗어나 정신차리고 세상사를 빠르게 헤아려보자. 

내년에는 조금 더 깊이가 생기고 폭이 넓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말로만 씨부리지 않는 T-T 
2012년의 못나고 못되게 굴었던 부분들을 가감없이 정리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