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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by Olivia Ha 2009. 4. 4.

슬픈 말이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지긋지긋한 관계들 속에서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난 이 일을 되새기게 될 것 같아
결국은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지도를 들고 결국 그 길을 돌아올테고
다시 그 사람들 속에서 그 관계를 고마워 하면서 살아갈테니까..
그렇게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테니까.

오늘도 벌어진 우리의 영화같은 장면

18000원씩이나 하는 곱창을 반도 채 못먹고선 그렇게 성큼성큼 가게를 나서야 했고
이내 각각 집에 와 버리고 난 한참을 서 있었다.
엄마아빠가 생각이 나서,
만날 때는 참 그렇게 다른 풍경들은 버린 채 서로만 바라보는 연인들이 싸울 때는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증오하기라도
하단 듯이 무섭게 으르렁 대고 상처준다는 사실이 그냥 마음이 아팠다.
실로 모든 것이 영원할 순 없다해도 가끔 예외가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고작 이런거.
고작 이런걸 드라마나 보면서 내 마음을 달랠 자신이 또 없어서 수도꼭지는 잠그지도 않은 채 대화를 시도했고
그냥 다시 한 번 부딪혀보기로, 서로에게도 물론 그러나 더더욱 나 스스로 다짐했다
여유가 없어지는 건 나 혼자인데 왜 남들까지 나로 인해 숨막히게 만들었어야 했는지
지친 내 일상을 왜 같이 보려고 했었는지 그건 사랑이 아닐텐데.
사랑이라는 방패를 앞에 두고 이해해주길 용서해주기만을 바라지는 않았나 생각해보았다.

아직도 내게 조금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음아파하기보다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주려 해야지
가끔은 아니라고도 생각했는데 늘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답이 선명해지는 거 같아.
그래도 니가 눈치껏, 노력껏 다가와주지..

내가 감성적이니까 이성적인 사람을 만나는 건 재밌을거야. 이득일거야 새로운 세상일거야 라며
힘낼 수 있는 기운이 부족한 거 같아 요즘은 정말 늘 머리가 아찔하며 현기증이 나고 기운이 빠져.
그래서 어쩌면 아까 다 포기해 버리려 한 지도 모르겠어

요즘은 정말로 나를 제어하지 못해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날들이 열 손가락을 벗어나려고 한다.


예쁜 꽃 만지면서 좋은 노래 들으면서 좋은 생각만 하는 날들만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