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 몇 번째 오는지 모르겠다.
늘 ‘피곤해서 그래요’ 라는 의사의 말의 의미를 정확히 몰라서 물었다.
일을 하고 있지도 않은 나의 몸은 왜 늘 이렇게 피곤한걸까.
눈에난 작은 다래끼가 20일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아 다시 안과를 찾았다. 기다리면서 책을 읽는데 자꾸만 방해가 된다. 나이드신 환자가 오면 접수하는 데만해도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접수원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자꾸만 목소리를 높인다. 저것이 나의 미래일까 두려움도 들고, 그 반대편의 접수원의 매일도 눈에 그려진다.
저렇게 매일 온갖 연령과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고상하고 조용하게 일하는 건 그저 남의 이야기 일 뿐이 되겠지.
고독과 고립에 대해 적은 캐롤라인 냅의 책을 읽고 있자니 아이러니하다. ‘활기차게 사교적인 활동’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어떤 종류의 일은 이토록 너무 많은 사람들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산다는 것은./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