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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질문을 하는 일은

by Olivia Ha 2016. 11. 30.





질문을 하는 일은 절벽 끝에 앉아서 돌멩이를 던지는 일과 비슷하다. 내게는 그렇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던지는 돌은 텅, 텅, 텅, 어딘 가에 부딪치면서 아래로 떨어진다. 

보이지는 않지만 돌멩이는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떨어질 것이다.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돌멩이의 궤적을 짐작할 수 있고, 높이를 가늠할 수 있고, 그 아래의 풍경을 그려볼 수 있다. 
절벽 끝에 걸터앉아서 한참 돌멩이를 던지다보면, 문득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 온다. 

답처럼 생긴 무언가가 머릿 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답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러 간다. 

질문을 한다는 의미는 시간 내어 절벽 끝에 가서 돌멩이를 던지는 일이다. 

내게는 그렇다.


김중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