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의 피로가 밀린 탓인지.
아침이 여유로운 금요일은 꼭 운동을 가리라 다짐했지만,
9시간을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셔틀버스를 탈 수도 있었던 시간에 내 머릿속을 메운 순간적인 판단은 그냥 자는 게 더 낫겠다 였다.
월화수목을 괴롭혔던 내 몸에 대한 일종의 연민이라고 말하자면 뭐 그럴수도.
그렇게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기대하고 있는 금요일의 수업을 들으러 갔다.
교수님은 생각만큼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잡소리도 많이 한 거 같다. 에쿠스가 1대고 BMW가 두대라는 교수님은
너무 여유가 많아도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지만.
아마 여유가 없는 편보단 많아서 넘치는 게 낫다고 잠깐 생각했다.
매일이 그냥 감사함의 연속이다.
얻는게 많은 거 같아서.
긴 3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조교실에 갔으나 엠티로 조교는 없었고 집으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다보니 저녁도 못 먹은채로 잠실에 가야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시간을 걸려 거길 가야 한다는 사실에 어쩌면 불만족스러워하면서.
2호선은 내게 너무 피곤하니까.
하지만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거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만난 분은 생각보다 더 괜찮았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사실 인터뷰는 처음이라 걱정 많이했는데 거의 일방적인 그 분의 이야기였다.
혹여나 지루하실까 괜한 내 얘기도 하며 두시간의 대화를 마쳤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부쩍 인맥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은 3월,
새삼스레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단 생각을 한다.
교수님의 사위 말을 들으며
엄마 아빠가 생각이 났다.
문득 너무 보고싶어서,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
앞으로도 아직 한참 나 혼자서 가야하는 길 뿐이겠지만
어쩐지 이렇게 힘든 요즘엔 집에 돌아오면 내 투정도 내가 행복했던 일도
마주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엄마가 그립다.
아무리 오래된 친구와 말해도 풀리지 않던 마음들을 엄마와 이야기하니
쉽게 풀린다는 사실을 안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엄마아빠가 외로울 수도 있는 지금 이 시기에 그들을 떠나 아무 힘이 되지 못한 다는 사실은
정말 큰 불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못자고 있는데 오늘은 더 잠이 안 올 것 같아.
산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