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를 불러달라는 그에게 편지를 불러주었다. 잔잔한 감동이 일었는지 정말 고맙다는, 정말 좋아한다는
진심어린 인사를 한다. 그 말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 줄 알아? 답가해야지.. 아니야. 나에게 충실해줘. 한 눈 팔지말고 속이지말고.
이 말을 하고보니 생각했다. 실은 그런 나의 희생이 두렵다고. 그렇게 말하는 내게서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보인다고. 내 모습이 가엾지.
사랑은 원래 아낌없이 준다고 하는 것이지만 과정 속에는 무형이든 유형이든 주고 받게 되어 있다. 그 끝이 되었을 때는 주던,그리고 받던 사람 모두 사라져야 하는데 나는 늘 혼자 남은 듯했다. 그것이 여전히 날 아프게 하고 희생에 대한 두려움을 낳게 했다.
아낌없이 주다가 문득,
마음 속 어느 깊은골짜기의 시린바람이 불어와 정신이 아찔해질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