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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매일

어떤 이야기도 상황에 따라.

by Olivia Ha 2021. 2. 17.

오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설에 갔다가 아이스크림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얼굴 보기 좋네'로 시작한 이야기가 오빠가 매일 먹는 아이스크림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머니는 서경석이 아이스크림을 매일 한 통 먹느라 살이 많이 쪘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니가 오빠 못먹게 하라는 말씀을 가볍게 하셨고, 나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였는데 갑자기 오빠 동생분과 오빠가 목청을 높이며, 그런 건 당사자에게 직접 말해야하는 거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만약 제 3자의 이야기로 들었으면 나도 발끈했을 에피소드일 수 있겠지만 내가 있는 상황에서, 어머님의 순수한 의도를 잘 알기 때문에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다. 어머님도 화들짝 놀라셨지만 바로 정정해주셨고, 딸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조심해야지 하셨다. 결국 어떤 이야기도 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우리 할머니는, 이 에피소드를 들으시고는 요즘 사람들하고는 말도 못하겠다 하셨지만, 사실 이건 끊임없는 변화에 대해서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봐야할 것 같다. 정정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나 마음을 열고 이 변화를 느끼고 인지하느냐부터 시작하면 나도 곧 겪을 어린 세대와의 격차를 좀 덜 어렵게 감당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