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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347

질문을 하는 일은 질문을 하는 일은 절벽 끝에 앉아서 돌멩이를 던지는 일과 비슷하다. 내게는 그렇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던지는 돌은 텅, 텅, 텅, 어딘 가에 부딪치면서 아래로 떨어진다. 보이지는 않지만 돌멩이는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떨어질 것이다.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돌멩이의 궤적을 짐작할 수 있고, 높이를 가늠할 수 있고, 그 아래의 풍경을 그려볼 수 있다. 절벽 끝에 걸터앉아서 한참 돌멩이를 던지다보면, 문득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 온다. 답처럼 생긴 무언가가 머릿 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답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러 간다. 질문을 한다는 의미는 시간 내어 절벽 끝에 가서 돌멩이를 던지는 일이다. 내게는 그렇다. 김중혁 2016. 11. 30.
어떤 날엔. ​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 덩달아 나까지 좋은 사람인 것 같은 에너지에 휩싸여 작은 것에도 환희를 느끼다가도 어떤 날엔 문득, 그 허상 속에서 빈껍데기 같은 내가 느껴지는 날, 다시 책상에 앉아, 내가 미처 끝나지 못했고 부지런히 다져야할 산더미 같은 일들을 마주한다. 착각하지 말자. 내가 아닌 것들에- 2016. 11. 10.
이기주, 언어의온도 주말에, 평소 찜꽁 리스트에 올려놨던 책들을 여러권 읽었다. 그 중 두 권을 건졌다. 이기주 시인의 '언어의 온도' 는 제목도 편집상태도 좋았지만, 손에 착 감기는 얇은 종이 넘김과 가지런한 폰트가 이 시집의 결과 톤의 측면에서 딱 한 몸인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처럼 마구사서 쌓아두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한 권씩 주고 싶어졌다."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린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어쩌면 계절도 감정도, 인연이란 것도 죄다 그러할 것이다"함께하는 우리의 시간이 더 좋을 거라는 예감과 확신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진짜 내게는 동력이고,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사람들이 이런 세태와 세상에선 정말 드물게 발견됨을 너무.. 2016. 11. 7.
순진한건가 멍청한건가 너무 좋아서, 자기가 정해놓은 기준을 넘을까봐 도망갔다는 마흔의 궤변을 들은 지난주. 순진한건가, 멍청한건가 나는. 2016. 11. 5.